Unveiling the Unsaid 2, 2023
single channel video, 5:41 min
Performers: Jenny Lee and SoonYoung Hwang
Directed by Jenny Lee
This work delves into the experiential and emotional frontiers of interpersonal relationships, exploring the nature of dialogue between individuals and the affective boundaries of communication. By experimentally capturing subtle emotions, movements, and delicate sounds through the video medium, this piece presents a visual representation of enigmatic gazes and indiscernible emotions that fill a silent exchange between my mother and me. Additionally, I recorded our voices separately in an interview-style to unveil our conversations that we had never shared each other before. The work poses fundamental questions about human communication and fosters deeper connections with the audience. This is the installation version during SAIC graduate second exhibition.
이 작품은 개인과 개인의 대화, 그리고 그 대화의 경계선이라는 주제에 대한 실험적이면서 감성적인 탐구를 담고 있다. 엄마와 작가 자신의 모습을 촬영하여, 미세한 감정과 움직임, 작은 소리들을 실험적으로 포착하고 이를 영상 매체로 제시한다. 서로를 바라보는 듯한 눈빛, 그러나 이내 누구를 쳐다보는지 알 수 없는 눈빛과 침묵으로 가득 찬 상황에서, 누구를 향하는 것인지 불분명한 감정의 흐름 또한 그려낸다. 이를 통해, 엄마와 작가로써의 개인적인 경험을 넘어서서, 관객에게 서로를 이해하고 소통하는 방식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더불어, 작가는 이전에 엄마와 나누지 않았던 대화를 새로운 시각으로 탐구하기 위해 어색한 인터뷰 형식의 대화를 시도하고, 엄마와 자식 간의 이어진 필연적인 갈등과 관계를 이해하려 하며, 그 과정에서 나온 사적인 대화의 일부를 관객들에게 드러낸다. 이 작품은 따라서 단순한 영상 작품에 그치지 않으며, 작가와 관객 간의 대화와 깊이 있는 경험을 제공한다.
● 엄마
응
● 엄마는 어땠어?
뭐가?
● 내가 부러워? 엄마는 어떻게 살았어?
응 너가 부럽다 생각했어.
왜냐면 나는, 엄마의 엄마가 많이 아팠거든. 늘 집에 누워 계시거나 병원에 계셨어.
엄마랑 함께 수영장을 간 적도 없고, 소풍을 간 적도 없고, 운동회를 함께 한 적도 없고, 엄마랑 뭘 한적이 없어. 아무것도.
● 그럼 어떻게 했어.
그냥. 그냥.
학교 갔다오면 엄마 있나 보고, 집에 계신가 뭐하시나 주무시나 보고, 방문 조금 열어보고, 엄마 자면 그냥 문 살살 그냥 닫고 나오고, 그랬지.
● 혼자선 뭐했어?
혼자 잘 놀아. 그냥.
● 그게 익숙해?
응.
● 그럼, 다치면?
다치면? 아프면, 다치면, 할머니가 도와주거나 병원에 데려가지.
● 그래도 외로웠어?
….
외롭지.
우리 엄마가 다른 엄마들하고 다르니까.
뭐 그냥. 우리 엄마도 다른 엄마들처럼…
그렇게 해주면 좋겠다 그런 생각했지.
● 어떤 엄마이길 바랬는데?
친구같은 엄마? 아니, 잠깐이라도 운동회 와주는 엄마? 소풍회 같이 갈 수 있는 엄마. 그런 엄마.
● 엄마는, 엄마의 엄마한테 어떤 딸이었던 것 같아?
음, 내가 생각하기에 엄마는 그냥, 착한 딸. 말 잘 듣는 착한 딸. 이었던 거 같아.
● 말을 어떻게 잘 들었는데?
음, 알아서 그냥 뭐든지 알아서 하고.
하지 말라는건 안하고. 아니지. 하지 말아야 하는건 알아서 안하고.
음, 뭐… 뭔가를 하라 그러면 무조건 했으니깐.
노 라는걸 해본적이 없어. 그래야 되는줄 알았지.
● 참았어?
응.
● 왜?
그냥 그래야 되는 줄 아니깐. 그래야지 되니깐. 안 참으면 어떡해. (살짝 웃음) 방법이 없지…
● 그게, 후회돼?
아니. 그냥 뭐. 후회 되기보다, 그냥 돕고, 그런건 안 후회돼.
그냥 단지 내가 뭔가 하고 싶었는게 무엇이었는지, 내가 하고싶은게 무엇는지, 뭐 그런 내 주장들? 이런거를 더 얘기할 수 있었으면 어땠을까.
아니면 내가 하고 싶다는거를 끝까지 해봤으면 어땠을까 하는 것들이, 그런 생각을 해.
너를 보면.
● 날 보면 엄마가 떠올라?
널 보면! 널 보면,
널 보면서 너는 나처럼 그렇게 안하고 너는 자유롭게 니가 하고 싶은거 다 하면서 클 수 있도록. 응. 너는 니가 잘 하면 좋겠다.